전세권 소멸과 부당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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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전세권이 소멸해도 전세금을 반환 받기 전까지 목적물, 주로 목적 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경우가 있다.
매우 유사하게 사용되는 임대차의 경우와 비교하여 전세권 소멸이후 목적물 점유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부당이득에 대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전세권의 소멸과 동시이행

제317조(전세권의 소멸과 동시이행) 전세권이 소멸한 때에는 전세권설정자는 전세권자로부터 그 목적물의 인도 및 전세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를 받는 동시에 전세금을 반환하여야 한다.

 
민법 제317조는 전세권이 소멸한 경우 목적물의 인도 / 말소등기는 전세금반환과 동시이행의 관계라는 것이다.
따라서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인도하여도, 말소등기의 이행 또는 이행제공이 없는 이상 전세금반환의무는 이행지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전세권자가 전세권 소멸 이후에 목적물을 계속하여 점유하여도 동시이행의 항변에 따른 이행거절권이 있기 때문에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전세권설정자가 자기의 채무(전세금반환)를 이행하거나 이행제공을 하여 전세권자의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상실시키지 않는 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인정될 수 없을 것이다(김용덕 편집대표, 주석 민법, 한국사법행정학회(2019), 5).
 

임대차의 경우

전세권과 임대차는 사실상 동일한 목적으로 사용되며, 동일하게 법리가 작용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현실에서 등기까지 마쳐야하는 전세권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대부분 월세인 임대차, 혹은 채권적 전세를 사용하기 때문에 관련 분쟁이나 논의도 주로 임대차에 대해서 발생한다.

[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다15545 판결]

임대차 종료 후 임차인의 임차목적물 명도의무와 임대인의 연체임료 기타 손해배상금을 공제하고 남은 임차보증금 반환의무와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으므로, 임차인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하여 임차목적물을 점유하고 사용ㆍ수익한 경우 그 점유는 불법점유라 할 수 없어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지지 아니하되, 다만 사용ㆍ수익으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얻은 이익이 있으면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1. 9. 8. 선고 2010다37325,37332 판결]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갖지 못한 경우에 공평·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인데, 이득자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귀속된 바 없다면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

[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5다77717, 77724 판결]

건물에 관한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이후 이를 건물임대인에게 반환하지 않고 계속 점유·사용하는 자는 그 점유기간 동안 건물의 사용·수익에 따른 차임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또한 불법점유를 당한 부동산의 소유자로서는 불법점유자에 대하여 그로 인한 임료 상당 손해의 배상이나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할 수 있고, 다만 불법점유가 없었더라도 부동산소유자에게 임료 상당 이익이나 기타 소득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와 같은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는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주장하는 쪽에서 증명할 책임을 진다.

 
임대차의 경우 전세권과 마찬가지로 임차인의 임차목적물 명도의무와 (만약 임차권등기가 마쳐진 경우 말소의무도)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임대차 종료 이후 점유는 불법점유라 할 수 없어 손해배상책임은 지지 않을 것이다.
 
반면 부당이득에 있어 실질적 이득론을 따르는 대법원의 입장에 따라 실질적 이득의 여부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책임이 성립한다. 임차인의 이행거절에 따른 점유 권원은 인정되나 사용,수익의 권원은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이때 차임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특별한 사정을 상대방이 입증하지 않는 한, 부당이득의 범위는 차임상당액에 해당한다.
 
주의할 점은 토지임대차의 경우 건물의 사용,수익 여부를 떠나 건물소유자가 (건물임차인 x) 부당이득 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7809 판결). 사실 건물이 토지 위에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 건물소유자는 토지 점유에 따라 건물이 살아있는 실질적 이득을 얻고 있으니 여전히 실질적 이득론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된다.

 

전세와 임대차의 비교

그렇다면 임대차의 법리가 전세권에도 그대로 적용될까?
전세와 임대차를 비교해보자.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4다69741 판결]

전세권은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하여 그 부동산의 용도에 좇아 사용·수익하며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전세금의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를 내용으로 하는 물권이지만

임대차는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발생하는 채권계약으로서, 주택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의 대항요건을 갖추거나 민법 제621조의 규정에 의한 주택임대차등기를 마치더라도 채권계약이라는 기본적인 성질에 변함이 없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1999. 2. 25., 선고, 98가합2948, 판결:항소 취하]

전세권이라 함은 차임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대신 부동산 사용권 설정에 관한 계약시에 일정액의 목돈인 이른바 전세금을 지급하고 그 이자를 차임과 상계하기로 하여 타인의 부동산을 그 용도에 좇아 점유·사용·수익할 수 있는 권리이고, 이러한 권리에 대한 공시방법으로써 등기를 경료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민법이 정하고 있는 물권으로서의 전세권과 미등기전세 이른바 채권적 전세권으로 구분되는 것

반면 임대차라 함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어떤 물건을 사용·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으로서 주로 차임의 지급방법에 따라 전세와 구별된다.

 
전세와 임대차 모두 타인 부동산을 점유하여 용도에 쫓아 사용, 수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등기를 한" 전세권은 1) 전세금을 지급하고, 2) 물권으로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반면 임대차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상 대항력을 갖추지 않는 한) 1) 차임을 지급하는, 2)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채권계약으로 기본적으로 우선변제를 주장할 수 없다. 
 
여기서 부당이득과 관해서 주목해야 될 부분은 전세금 지급/차임 지급 차이이다.
이에 대한 구분으로는 지방법원 판결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부동산을 사용, 수익하는데에는 그 대가인 차임의 지급이 필요한데, 전세는 전세금의 이자를 차임으로 상계한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판단된다. 이렇게 기능적인 측면으로 등기를 한 전세권과 미등기전세권을 같은 전세로 묶은 듯 싶다
 

전세권 소멸과 부당이득

[대법원 1976. 10. 26. 선고 76다1184 판결]

건물의 전세 즉 채권적 전세권에 있어서는 그 건물의 싯가의 절반상당정도의 금액이 전세금으로써 일시에 교부되고 그 전세금의 이자는 그 임대료와 상계되고 있음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인정시행 되어 오고 있는 바라 할 것인바 원심이 이와같은 취지에서 당사자 일방의 목적물 명도채무와 다른 일방의 전세금반환채무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동시이행관계에 선다 한 다음 전세계약기간 종료 후(전세금 반환치 않고 있다) 본건 건물부분의 점유를 불법점유라 할 수 없고 점유 사용에 따른 임료상당액과 전세금에 대한 이자 상당액은 서로 대가 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불법점유가 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음에 잘못이 있다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판시에는 부당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뜻도 포함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정당하다.

 
대법원은 채권적 전세에서 전세금의 이자는 임대료와 상계되고 있음을 인정하며, 점유 사용에 따른 임료상당액과 전세금에 대한 이자 상당액은 대가 관계에 있으므로 손해배상책임은 물론 부당이득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전세목적물의 전세금 시세가 상승하더라도 그 차액에 따른 부당이득 역시 성립되지 않는다고 본다.
대법원의 이러한 입장은 물권인 전세권에서 역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9다65942, 2009다65959 판결]

차임에 관하여 별도의 약정이 없는 이른바 채권적 전세계약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세금에 대한 이자 상당액이 점유·사용에 따른 임료 상당액과 대가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보증금을 반환할 할 때까지는 피고는 1501호의 인도를 거부할 수 있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가지므로 원고로서는 1501호를 점유할 권리가 없으니 그때까지는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임대차계약이 종료한 이후 임대차목적물에 관한 임대보증금의 시세가 상승하였다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보증금을 반환하였거나 그 이행의 제공을 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가 임대차목적물을 점유·사용 함으로써 상승한 임대보증금과 기존 임대보증금 사이의 차액에 대한 차임전환율의 비율에 의한 금액 상당의 이득을 법률상 원인 없이 얻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 임대차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 차임이 없어 채권적 전세였던 사안

 
마찬가지로 전세권설정자의 전세금 이자 상당액에 대해 부당이득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다62091 판결]

전세권설정자는 전세권이 소멸한 경우 전세권자로부터 그 목적물의 인도 및 전세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를 받는 동시에 전세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을 뿐이므로, 전세권자가 그 목적물을 인도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세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거나 그 이행의 제공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전세권설정자는 전세금의 반환을 거부할 수 있고, 이 경우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가 전세금에 대한 이자 상당액의 이득을 법률상 원인 없이 얻는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전세와 임대차 모두 전세금반환(임차보증금 반환)과 목적물의 인도는 동시이행의 관계이므로 이행지체에 빠지지 않는 한 목적물에 대한 불법점유는 성립되지 않는다.
하지만 목적물의 사용,수익권까지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당이득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실질적 이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목적물의 임대료(차임)로 인정되는 바, 임대차는 차임상당액에 대해 임대인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인정된다.
하지만 채권적 전세의 경우 "전세금의 이자를 임대료와 상계"한다고 보는데, 전세권설정자도 전세금을 반환하지 않는 한 그 이자를 계속 취득하므로 부당이득이 성립될 수 없을 것이라고 물권인 전세권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세권의 담보물권성에 따라 통설 및 판례는 전세금의 지급이 전세권의 성립요건으로 본다.
"전세금의 이자를 임대료와 상계"한다는 측면에서도 전세금을 중요시 여길 수 있지 않을까?

[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18508 판결]

전세금의 지급은 전세권 성립의 요소가 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전세금의 지급이 반드시 현실적으로 수수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의 채권으로 전세금의 지급에 갈음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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